동국대 총동창회
 
 
 
제13회 이형기문학상 수상자
  • 최고관리자 | 2023.06.07 09:54 | 조회 1074

    13회 이형기문학상 수상자




    홍신선(국문) 시인이 13회 이형기문학상수상자로 선정됐다.

    이형기시인기념사업회는 시 낙화로 유명한 우리나라 대표적 지적 서정시인 이형기 시인을 기리는 단체로 홍신선 시인의 '가을 근방 가재골'을 수상작으로 선정했다고 밝혔다.

    홍신선 시인은 1944년 경기도 화성에서 태어나 1965년 시문학을 통해 등단했다. 동국대학교 문창과 교수, 동국대 문화예술대학원장 겸 예술대학장을 역임했다.



    가을 근방 가재골

     

    홍신선

     

    그예 뒷산 너머 곤두박인 늦저녁 해가

    견인되어 끌려 나갔는지

    수습 중인 현장에는

    널려 있는 깊이 깨진 구름들에서

    뭉글뭉글 솟구치는 아픔

    생리혈처럼 얼마나 붉고 선연한가.

    마지막을 저 노을에 기대어

    붉고 환하게 서녘 하늘 끝을 태워 지고 가는 저이는 누구인가.

    이윽고 어스름 녘이 광폭의 걸개그림처럼

    건곤에 걸리고

    이 번민 저 아픔에 찔려 쏟아 낸

    한 편 또 한 편······

    내 시에는 고스란히 지난 세월들이 고여 있어

    마지막 내 모니터 화면에 환히 붉게 일렁인다.

    머지않아 스무닷새 달 뜨면

    놀란 억새들 목을 길게 뽑아

    가을을 새삼 만난다는 듯 둘러볼 것이다.

    철새들이 그림자도 없이 날아가고

    그 울음소리들만이

    이 골짜기 세상의 고막 나간 귀들을 구석구석 털어 나간다.

    바람난 길고양이도 떠돌다 돌아오는

    툭 홍시 한 점 농익어 떨어지는

    상강이 며칠 뒤다.

     

    시집 <가을 근방 가재골> 파란시선 20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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