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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경찰청장 구은수 동문 - '선선선 캠페인’ 이끈다
  • 관리자 | 2015.01.08 12:20 | 조회 2397

     이 기사는 2015.1.2일자 매일경제 [매경이 만난 사람]에 실린 기사입니다.



    교통線 질서線 배려線…꼭 지켜야 선진사회 되죠

    차선무시·불법주정차 단속 일회성 이벤트 안되게 할 것

     



    “금방 시들해지는 일회성 이벤트로 가지 않을 겁니다. 차선 무시, 불법 주정차, 주택가 소음 등 고질적 문제를 치유하려면 긴 호흡으로 달려들어야겠지요.”


    을미년 새해, 일상의 선(線)을 화두로 서울 경찰의 야심찬 실험이 시작됐다. ‘교통안전선·질서유지선·배려양보선’ 등 3개 선을 잘 지키면 선진사회 진입이 가능하다며 올 들어 ‘선선선’ 캠페인을 시작한 구은수 서울지방경찰청장(78/85경찰행정)이 주인공이다.


    구 청장은 운전자와 보행자들이 번번이 무시하는 교통법규(교통안전선)와 집회·시위 과정에서 위협받는 폴리스라인(질서유지선), 이웃과의 주차·소음 등 각종 갈등(배려양보선)을 치유하기 위해 먼저 경찰부터 낡은 규제와 관습의 틀을 깰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단속이나 사법처리 등 네거티브 방식만으로는 안 된다. 서울을 보다 안전하고 아름다운 공동체로 만들기 위해 시민 자율과 참여가 수반된 포지티브 방식으로 전환해야 할 때”라고 말했다.


    구 청장은 “미국·독일·일본 등 교통 선진국 시민들은 정지선, 중앙선, 차선 등을 지키는 운전 습관이 몸에 배면서 성숙한 교통문화를 축적했다”며 “한국이 선진사회로 도약하는 그날까지 선선선 캠페인을 지속하겠다”고 다짐했다. 서울경찰청의 선선선 캠페인과 호흡을 맞춰 ‘線지키는 先진사회’ 기획을 연중으로 펼치는 매일경제신문이 지난달 31일 구 청장을 만났다.


    ―선선선 캠페인을 처음 구상하게 된 시점은.

    ▶2000년대 초반 서울지방경찰청 교통안전계장을 할 때였다. 당시 교통 무질서, 재래시장 주변의 불법노점상 문제, 연말만 되면 기승을 부리는 승차 거부 등으로 맨날 청장께 꾸지람을 들었다. 당시 현장을 지켜보며 느낀 게 교통 단속만으로는 문제가 해결되지 않는다는 사실이었다. 그렇다고 경찰 인력이 넉넉한 것도 아니어서 한숨만 쉬고 눈물을 흘릴 때가 많았다.


    ―당시 현장에서 맛본 아픔이 약이 된 것인가.

    ▶(웃음) 아쉬움을 품고 있다가 여러 보직을 거치면서 선선선 캠페인의 필요성을 더욱 절감하게 됐다. 단적으로 법질서 확립의 대표 사례인 불법 집회·시위 문제는 이를 준법시위 문화로 바꾸는 게 경찰의 역할 아닌가. 법질서 확립 과제를 들여다보니 모두 ‘선’이라는 개념으로 모아지더라. ‘질서유지선’의 경우 폴리스라인을 뜻하는데 실제 법조문에 ‘질서유지선’이라고 명시돼 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중 교통사고 사망자 수나 보행자 사고율이 지나치게 높은 문제점도 ‘교통안전선’을 잘 지키면 해결되는 과제다.


    ―캠페인이 실질적인 효과를 거두려면 상당한 시일이 소요될 텐데.

    ▶그렇다. 단시일에 끝날 문제가 아니다. 시민들이 자기도 모르게 몸에 배는 운동이 돼야 한다. 일선 경찰에도 지나친 부담을 주지 않을 것이다. 선선선 캠페인은 새로운 업무가 아니라 일선 경찰이 지금껏 해왔던 업무를 더욱 집중적으로 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을지로, 동대문, 남대문 등 대형시장과 상가가 밀집해 있는 도심 번화가는 불법 주정차 문제가 심각한데 어떻게 바로잡을 계획인가.

    ▶경동시장, 이태원, 동대문시장, 대치동 학원가, 롯데백화점 등 불법 주정차 문제가 심각한 8개소를 선정해 집중 단속을 벌일 것이다. 문제는 불법 주정차를 하는 운전자들 중 상당수가 어쩔 수 없이 생계 문제로 불법을 저지르는 경우가 많다. 대치동 학원가 역시 자녀들을 위한 부모의 마음을 생각할 때 무조건 단속으로만 해결할 수 있는 문제가 아니다.

    그래서 재래시장의 경우 일주일에 한 번씩 경찰과 상가인들 간 회의를 열고 있다. 구청과 경찰이 주도적으로 나서서 주차할 공간을 만들어주고 서로 해결방법을 찾는 게 중요하다. 처음엔 “경찰이 뭘 하겠어”라던 경동시장과 동대문디자인플라자 상인들이 지금은 박수를 치며 호응하고 있다.


    ―최근 교통사고 추세를 보면 택시·버스 등 사업용 차량의 반칙 운전이 눈에 띄는데.

    ▶서울 전체 교통사고 중 택시·버스 등 사업용 차량에 의한 사망(34.4%)·부상(34.2%) 사고비율은 일반 차량보다 높은 반면 사업용 차량의 교통법규 준수율은 일반 차량보다 낮다. 사업용 차량은 공공운송 수단이 많은 만큼 단속과 함께 교육 위주로 접근해 갈 방침이다. 교통질서가 바로 서려면 교육과 단속, 시설 인프라 등 3박자가 맞아야 하는데 현장 위법 사례를 잘 모은 뒤 해당 사업장에 가서 교육과 계도를 하는 데 역량을 집중하겠다.


    ―주요 선진국들과 비교해 볼 때 한국만큼 집회 소음에 관대한 나라가 없는 것 같다.

    ▶서울 청계광장 주변 등 대표적 집회·시위 장소도 문제지만 그간 경찰도 주택가 주변 소규모 집회 소음에 상대적으로 관심을 덜 뒀다. 주택가 주변 집회는 똑같은 확성기를 사용하더라도 피해 체감도가 훨씬 크다. 서울경찰이 집회·시위의 패러다임을 바꾸겠다고 하는 데는 주택가 소규모 집회의 소음 관련 행정지도를 더욱 철저히 하는 방안도 포함돼 있다. 그간 등한시했던 주택가 집회 사용도구를 철저히 규제하고 과도한 소음을 유발하는 앰프 등은 신고 단계에서 적극 제한통고 조치할 것이다. 밤 10시 넘어서까지 진행되는 야간집회도 적극적인 행정지도로 관리하겠다.


    ―서울 경찰이 새로운 집회·시위 관리 방법을 도입했다고 들었다.

    ▶2014년 9월 취임 후 각종 서울 도심집회에서 주최 측의 의견을 최대한 반영해 차도를 넓게 내주고 있다. 그간 경찰은 주최 측이 2개 차로를 내달라고 요구하면 으레 1개 차로만 허용했다. 허용 차로를 줄인 것을 경찰 성과라고 간주해왔는데 내 생각은 다르다. 차로를 좁게 내주다보니 시위대가 폴리스라인을 넘어 경찰과 충돌할 우려가 높고 이로 인해 보행자와 운전자 불편을 가중시켰다. 집회·시위도 헌법상 기본권인데 신고된 인원 수 등을 고려해 차로를 충분히 내주려고 한다. 다만 허용한 질서유지선을 벗어나는 행위에 대해 과감하게 법 집행을 하면 준법집회 문화가 정착될 것으로 본다.


    ―집회·시위 관리에 투입되는 경찰병력이 너무 많은 것 같다.

    ▶2014년 1~11월 중 집회·시위 참여 인원이 약 107만명이었는데 이를 관리하기 위해 투입된 서울 경찰병력은 1만7133개 중대, 136만명이었다. 특히 세월호 참사 이후 관련 집회가 이어지면서 경찰병력 투입이 생각보다 많아졌다. 그러나 집회·시위 참가자들이 질서유지선만 잘 지키면 3개 중대가 투입돼야 하는 부담을 1개 중대로 줄일 수 있다.

    앞으로 97개 경비 부대 중 24개 부대(약 25%)를 아예 민생치안 분야로 전환해 활용할 방침이다. 다른 지방청 경비 인력까지 지원받아야 하는 긴박한 집회가 아니면 이들 24개 부대 인력을 민생치안과 교통안전에 집중 투입할 것이다. 평화적 집회·시위 문화가 정착되면 그 혜택은 시민 모두에게 돌아가는 셈이다.


    ―질서유지선의 경우 해외 선진국과 우리의 폴리스라인이 비교되는데.

    ▶미국 경찰은 철저히 ‘선’으로 집회를 관리한다. 경찰은 뒤로 빠져 있다가 질서유지선을 넘었을 때 즉각 제지하고 현장 체포에 들어간다. 한국 경찰도 몰라서 이렇게 못 하는 건 아니다. 미국은 소규모 집회가 많아서 이런 방식이 용이하지만 대규모 집회에서는 역시나 폴리스라인이 무너지기 쉽다. 얼마 전 미주리주 퍼거슨시 사태를 보지 않았나. 관리 가능한 시위 인원을 넘어가면 미국 경찰도 속수무책인 경우가 발생한다. 상대적으로 우리 경찰은 대규모 집회에 선택과 집중을 하는 측면이 강했다. 한국에선 대규모 집회·시위 때 미국처럼 상가 약탈 사례는 없지 않나.

    앞으로는 노란색 띠로 집회를 관리하려고 한다. 어쩔 수 없이 차벽으로 질서유지선을 만들 때도 있겠지만 이는 최후의 수단이고 2015년 새해에는 노란색 띠선과 플라스틱 펜스만으로 질서가 유지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


    ―‘선선선’ 캠페인에서 배려양보선은 어떤 개념인가. 서울경찰청이 어떤 점에 주력할 계획인지.

    ▶사회공동체에서 개개인이 함께 상생·공존하기 위해 갖춰야 할 덕목이 배려와 양보, 절제와 포용이다. 개인주의와 집단 이기주의 성향이 강해질수록 다양한 갈등이 표출되고 이로 인해 일상 안전이 위협받을 수 있다. 주차시비나 층간소음 문제가 대표적이다. 이웃 간의 배려와 양보 부족으로 폭력, 살인, 소송 등이 속출하고 있다. 과거보다 나아졌다고는 하지만 119 구급대나 소방차 등 긴급차량에 길을 터주지 않는 모습 역시 개선해야 할 부분이다. 배려양보선을 준수하면 사건 사고가 줄어들고 보다 따뜻한 사회가 될 것이다.


    ■ 구은수 서울경찰청장은…

    경비·경호·교통 분야에서 요직을 두루 거쳤다. 전국에서 집회·시위가 가장 많은 서울 종로서장을 역임하고 2013년 12월부터 이듬해 8월까지 청와대 사회안전비서관을 지냈다. 지난 정부에서는 청와대 내·외곽 경비를 책임지는 서울청 22경호대장, 101경비단장을 연달아 맡아 성공적으로 임무를 수행했다.

    실무 역량을 가장 활발하게 발휘하는 경정 때 서울경찰청 교통안전계장을 맡았고 서울청 교통지도부장도 지내 교통 분야에도 해박하다. 조직 내에서 부드러움과 호방함을 갖춘 ‘덕장’이라는 평가다. 현장을 가장 중시하며 수시로 일선 경찰서 활동 지역을 찾는 것으로 알려졌다.


    △1958년 충북 옥천 출생 △1977년 충남고 졸업 △1985년 동국대 경찰행정학과 졸업 △1985년 간부후보 33기 △2003년 충북 영동서장 △2006년 경찰청 경호과장 △2007년 서울 종로서장 △2008년 22경찰경호대장 △2010년 서울지방경찰청 교통지도부장 △2010년 101경비단장 △2011년 중앙경찰학교장 △2012년 충북경찰청장 △2013년 청와대 사회안전비서관 △2014년~ 현재 서울지방경찰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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