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국대 총동창회
 
 
 

낙화(落花) - 이형기

최고관리자 | 2018.11.09 14:50 | 조회 754

    낙화(落花)    


                 이 형 기 (불교51 / 시인, 전 동국대 교수 / 1933-2005)

 

 

가야할 때가 언제인가를

분명히 알고 가는 이의

뒷모습은 얼마나 아름다운가

 

봄한철

격정을 인내한

나의 사랑은 지고 있다

 

분분한 낙화

결별이 이룩하는 축복에 싸여

지금은 가야 할 때

 

무성한 녹음과 그리고

머지않아 열매맺는

가을을 향하여

나의 청춘은 꽃답게 죽는다

 

헤어지자

섬세한 손길을 흔들며

하롱하롱 꽃잎이 지는 어느 날

 

나의 사랑, 나의 결별

샘터에 물 고이듯 성숙하는

내 영혼의 슬픈 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