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국대 총동창회
 
 
 
박제천 시선집 [무지개도둑] 발간
  • 관리자 | 2015.01.04 15:00 | 조회 2169

     박제천(61국문) 동문의 시선집 [무지개도둑]이 인간과문학사 <빛나는 시100인선>의 하나로 발간되었다.

     

     기존 발간시집 13권에서 선정된 호랑이 장가가는 날, SF-무인도, 은방울꽃 나라, 춘설 등의 시편들이 4부로 엮여졌고, 13시집 [호랑이 장가가는 날]의 김춘식 해설, 활판시선집 [밀짚모자 영화관]에 대한 유성호 서평, 근작소시집에 대한 장이지 해설 등이 발췌 수록되었다.

     

    박제천의 [자서]와 강우식 시인의 [표4], 표제시 [무지개도둑]을 소개한다.

     

    무지개 도둑]은 일곱 번째 시선집이다. 지난번 시선집 이후 어느새 6년이 지났다. 시집이 내 삶의 마디라면 시선집은 내 삶의 버팀목이라 할 수 있다. 그동안 발표한 작품들을 지금의 시점에서 되살펴 보는 거울이다. 거울에 되비친 나를 다시 추슬려 힘을 얻는 충전의 시간이다. 이번 시선집은 4부로 나누어 발표의 역순으로 엮었다. 처음 걸었던 시의 길을 되짚어 걷다 본즉 시로 하여 기쁘...고 슬펐던 날들이 환하게 들여다보인다. 시로 읽는 내 삶의 회고록이다. 지금 마음도 첫시집 [장자시]의 서문에서 쓴 것처럼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불꽃을 만들어 왔다고 생각하며 살아온 그 어리석음에 바치고 싶다.”던 50년 전의 마음 그대로다. 앞으로도 그 마음으로 시를 써 나갈 것이다. -박제천 자서

     

    선시집은 진정으로 사랑하는 한 시인의 시 전체에서 그 핵심이 되는 대표작이 무엇인가를 알거나 읽고 싶을 때 필요한 시집이다. 나는 박제천 시인처럼 일생 시를 전문으로 영위해온 시인에게는 한권의 선시집뿐이 아니라 그 시의 변용과정에 따라 다른 선시집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본다. 박제천의 초기시가 우리시단에 드물게 철학보다 더 깊은 시적 사유란 어떤 것인가를 보여 주었다면 그 시기를 함축하는 의미에서 선시집이 필요하고 또 최초로 우리시의 우주시대를 개척했다고 보는 SF 연작시나 광활한 천계를 드나들며 스케일이 큰 우주적 상상력을 펼친 시세계는 나름 대표작이 무엇인지 핵심을 정리한 시선집이 요구된다. 특히 최근에 보이는 주변과 이웃에 대한 시적 변용이라 할 시집 <호랑이 장가가는 날> 무렵의 시세계는 무엇을 담고 있는지 흥밋거리가 아닐 수 없다. 시인이란 <무지개 도둑>이니까. 박제천의 아름다운 시 도둑질이 어떻게 나타나 있는지 선시집에 기대가 크다. -강우식 표4

     

    덧붙이자면 12시집 [달마나무]에 수록, 발표된 표제시 [무지개도둑]은 [벽암록] 제74칙 금우의 춤(金牛作舞)에서 모티브를 얻었다.

     

    무지개, 하늘에 뜬 날,
    그 무지개 훔쳐다 얼굴 몇 개를 만들었다

    혼자서
    노엽고 슬프고 외롭고 기쁘고 황홀한 얼굴가면
    번갈아 쓰고 놀았다

    내 안에 사는 저리 많은 얼굴,
    처음 만났다

    혼자 노는
    강물친구, 벌레친구, 염소친구, 다람쥐친구 들에게도
    무지개 얼굴 나눠주었다

    내 것이 아니야 그냥 이 얼굴이 더 좋아
    모두들 하늘로 던져버린다

    나도 그만, 얼굴 벌개져서
    하느님께 무지개를 돌려드렸다

    보기만 하는 건 괜찮다 괜찮다 하시며
    가끔씩 보여주셔도 언감생심,
    바라보지 못한다 바라보지 않아도
    나를 내려다보시는 그 무지개,
    알고 있기에 황감하다


     ---박제천 [무지개 도둑] 전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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