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대한불교관음종 종정 홍파스님(불교63)은 한일국교 정상화 60년, 광복 80년을 맞아 5월25일 야마구치현 우베시에서 조세이탄광 수몰 희생자들의 극락왕생을 기원하는 위령재를 봉행했다.
조세이 탄광은 일본 야마구치현 우베시에 있는 해저 탄광이다. 주고쿠 지방의 중심도시인 시모노세키에서 남쪽으로 60여 km 떨어져 있다. 조세이 탄광의 광부는 대부분 징용된 조선인이었다. 그들은 하루 12시간씩 2교대로 일했다. 힘든 노동과 해저 탄광의 높은 온도, 비좁은 갱도 등 노동조건이 열악해 일본인 광부들은 일하기 꺼리던 곳이다.
1942년 2월 3일 오전에 일어난 수몰 사고 현장에서 조선인 136명과 일본인 47명이 참혹하게 수장됐다. 희생자 중 101명이 20~30대였다. 희생자 다수가 독신인 젊은이였던 만큼 유족을 찾는 일도 어려웠다.
일본 정부는 국민의 사기 저하를 염려해 조세이 탄광 수몰 사고를 철저히 비밀에 부쳤고, 사고의 참상은 역사의 뒤꼍으로 사라지는 것 같았다. 그러나 1976년 우베여고 역사 교사였던 야마구치 다케노부 씨가 조선인 희생자의 존재를 세상에 알린 뒤, 조선인 지문 채취 반대 운동을 벌여온 ‘지문 날인 거부자를 지원하는 모임’ 회원을 중심으로 1991년 3월 18일 ‘새기는 모임’이 결성됐다. ‘새기는 모임’은 피야 보존, 일본인의 반성과 희생자 전원의 이름을 기록한 추모비 건립, 증언집 편찬 등을 목적으로 활동해 왔다. ‘새기는 모임’은 성금을 모금해 1993년부터 추모제를 지내왔으며, 온갖 우여곡절 끝에 2013년 2월 참극 현장에서 멀지 않은 마을에 추모 광장을 조성하고 추모비를 세웠다.
한국 불교계가 조세이 탄광에 관심을 가지게 된 것은 2015년 9월 제18회 한중일 불교 우호 교류 회의 히로시마대회에서다. 그때 히로시마 총영사는 한국불교종단협의회(이하 종단협)에 조세이 탄광 희생자 위령재를 요청했다. 종단협은 이를 받아들여 다음 해인 2016년 1월 30일 위령재를 봉행했고, 때마침 창종 50주년을 맞아 일제 강점기 희생자 무연고 영골 환국사업을 펼치기로 선포한 관음종이 이 사업을 잇기로 결의했다. 관음종은 국적을 초월해 억울하게 희생된 영가의 넋을 위로하고 역사를 바로 세운다는 취지로 매년 위령재를 열었다.
관음종과 ‘새기는 모임’의 노력은 이제 하나둘 결실을 보고 있다. 지난해 일본 중의원 회의에서 조세이 탄광 수몰 사고와 관련한 질의가 오간 데 이어, 그동안 “해저에 있어 유해의 위치와 깊이를 알 수 없으므로 현시점에서는 조사가 어렵다”는 입장을 견지해 온 일본 정부가 지원을 검토하겠다며 입장을 선회했다. 이시바 일본 총리는 4월 7일 국회에서 “‘새기는 모임’의 활동은 고귀한 일이고, 정부 입장에서도 민간의 자기 책임이라고는 할 수 없다. 정부가 어떠한 책임을 질 수 있는지 판단하고 가겠다”고 답변했다. 4월 22일 열린 ‘새기는 모임’과의 의견 교환회에서 일본 정부는 “전문적인 지견(知見)을 모아 대응을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두 차례 크라우드 펀딩으로 희생자 유해 발굴 조사 비용 1049만 엔을 모은 ‘새기는 모임’은 피야 내 장애물 제거와 잠수 조사에 필요한 비용 700만 엔을 확보하기 위해 제3차 크라우드 펀딩을 진행하고 있다. 해상 크레인을 활용해 피야에 쌓인 목재, 철관 등 대형 장애물을 제거한 ‘새기는 모임’은 바닥에 쌓인 장애물을 제거하면서 6월 18~19일 이틀간 잠수 조사를 재개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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