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국대 총동창회
 
 
 
모교 재단-이사회 폐회 후 이사장 선출…사학법 위반 등 논란
  • 관리자 | 2015.02.24 15:18 | 조회 3795
     
    ▲ 이사장 정련 스님이 이사회 폐회를 선언한 후 성타 스님을 임시의장으로 뽑아 차기이사장에 일면 스님을 선출한 동국대 일부 이사들. 이들은 박수로 이사장을 선출했다. ⓒ2014 불교닷컴

    이사장이 폐회를 선언한 후에 임시의장을 뽑아 차기 이사장을 선출한 동국대 이사회가 논란에 빠졌다.

    일면 스님이 주도해 일면 스님을 차기이사장으로 선출하기는 했으나 사립학교법 및 동국대학교 정관 등 관련 규정을 위반한 것 아니냐는 논란은 물론 법적 다툼도 피하기 어렵게 됐다.

    동국대학교 정관은 이사장 직무대행자를 지정하는 것은 이사장이 사고가 있을 때와 궐위되었을 때라고 한정하고 있다. 이사장 정련 스님이 유고나 궐위 상태가 아니어서 일부 이사들이 임시의장을 뽑아 일면스님을 이사장으로 선출한 것은 법적 논란을 피하기 어렵게 됐다.  또 이사장 해임과 선출 안건이 소집통보가 됐지만 이날 이사회에는 상정조차 되지 않았다.

    총장 후보 선출과정에서 종단 수뇌부 외압과 유력 후보자 논문 표절 판정까지 나오면서 세간의 비웃음을 하고 있는 가운데 이사장 선출마저 위법논란을 빚으면서 동국대 사태는 새로운 국면에 접어들었다.

    제289회 이사회는 시작부터 법인사무처장 해임과 보광 스님 징계안 등으로 시종일관 논쟁이었다. 이사장 해임과 선출 안건 등에서도 마찬가지였다.

    성타 스님은 “이사장을 해임할 이유가 없다. 임기가 3월 12일 만료가 된다. 이사장을 선출해야 하는 것 아니냐”고 했다.

    정련 스님은 “이사장 해임될 이유가 없다. 총장 선출 사태 때문이라면 코리아나(호텔) 사건과 논문 표절 때문에 파행을 겪었지 내가 그런 것이 아니다”며 “이사장 선출은 내가 나간 후 하시라. 해임당할 만큼의 이유가 있다면 몰라도 안건을 상정할 수 없다.“고 했다.

    일면 스님은 즉각 반발했다. 일면 스님은 “우리가 보낸 이사회 소집 요구와 이사장 해임 등에 대한 내용 보셨죠”라며 “오늘도 총장 선출을 못했다. 이사장은 임기만료 2개월 내에 뽑아야 한다”고 맞섰다.

    정련 스님은 “총장 선출도 문제가 있어 못 뽑았지, 일방적으로 누구를 시키려는 것 아니냐”며 “오늘도 징계안이 올라와 뽑을 수 없었다. 이사장이 이사회를 파행으로 한다는 게 무슨 소리냐. 289회 이사회 폐회한다”고 선언했다.   

      
    ▲ 289회 이사회를 주재하는 정련 스님.과 회의에 참석한 이사들.ⓒ2014 불교닷컴

    정련 스님은 “이사장 해임과 이사장 선출 건은 다음 이사회에 다루고 오늘 이사회를 폐회하자”고 했다. 이에 영담 스님은 “폐회를 동의한다”고 했다. 곧 정련 스님은 폐회 선언과 함께 의사봉을 3타하고 회의장을 떠났다.

    정련 스님과 동시에 김희옥 총장이 자리를 떠났고, 영담 스님은 임시 의장 선출이 정관에 어긋난다면서 반대하다가 자리를 떠났다. 미산 스님은 회의장을 떠났다 다시 돌아와 임시의장 선출과 이사장 선출 즈음에는 회의장 밖으로 나갔다. 

    촌극은 정련 스님이 폐회 선언을 한 후 시작됐다. 정련 스님이 자리를 떠나자, 일면 스님은 “더 기다릴 수 없다. 이사장 해임 건과 이사장 선출 건을 임시의장을 뽑아 다루자”고 했다.

    임시의장을 뽑아 이사장을 선출하자는 안은 일면 스님이 주도했고, 성타 명신 삼보 심경 스님, 안채란 이연택 김선근 이사 등 7명이 동조했다.

    일면 스님은 “이사회는 계속해야 한다. 지금까지 우리가 참았다. 더 기다릴 수 없다. 오늘 이사회에 13개 안건을 다룬다고 왔다. 왜 이사장 해임과 선출  건을 다루지 않느냐”고 소리쳤다.

    영담 스님은 “이사장 해임과 선출 건은 상정이 안 됐다. 안건도 상정 되지 않은 상태서 이사회를 강행하시면 분란이 일어난다”며 “3월 12일 임기만료 전에 이사회를 할 것으로 안다. 그렇게 몰아붙이면 되겠냐”고 했다.

    성타 스님은 “3월 12일 전에 합법적으로 이사장 선출 건을 다뤄야 한다. 그게 보장된다면 그렇게 하자. 영담 스님이 노력해 달라”며 “이사회 소집안건을 다루지 않고 이사장이 나가면 이사 과반수 동의를 얻어 안건을 다룰 수 있다”고 주장했다.

    일면 스님이 임시의장을 뽑아 이사장 선출 건을 다루자고 제안하자 김선근 이사와 명신 스님도 맞장구 쳤다.

    명신 스님은 “일면 이사 스님 말에 일리가 있다. 이사장이 전반적인 것을 너무 무시하는 것 같다. 인격적으로 모독당한 것 같다. 임시의장을 뽑아 안건을 다루자”고 했다.

    영담 스님은 “소집권자가 폐회 선언을 했고 안건도 상정되지 않은 상태다”며 “그리고 이사장 해임 안을 어떻게 본인이 상정하겠나. 폐회는 법적으로 유효하다. 안건을 상정했다면 모르지만 안건도 상정되지 않았고 이사회 의장이 이석한 상태여서 불가능하다”고 했다.

    이사들은 임시의장을 뽑아 이사장을 선출할 수 있다는 의견과 할 수 없다는 의견이 갈려 한동안 논쟁을 거듭했다. 결국 영담 스님이 자리를 떠나고, 감사 제정 스님이 나서 이사장 정련 스님이 3월 12일 전에 이사회를 열어 안건을 다룰 것이라고 거듭 강조했지만 일면 스님과 김선근 이사 등은 임시의장을 뽑아 오늘 이사장을 반드시 선출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 이사장 선출을 둘러싸고 논쟁 중인 이사와 감사.ⓒ2014 불교닷컴


    미산 스님은 “이사장 선출 건은 오늘 처음 나온 안건이다. 다음 회기에 다시 하는 게 좋겠다”며 “학교 문제는 총장 선출 건 때문에 여기까지 온 것을 모두가 알고 있다”고도 했다.

    설왕설래하는 사이 성타 스님과 미산 스님, 안채란 이사가 자리를 떠났다. 성타 스님과 안채란 이사는 일면 스님의 전화 독촉에 다시 돌아오는 등 웃지 못할 풍경이 이어졌다. 심경 스님과 미산 스님 등도 회의장을 떠났다 돌아오라는 연락을 받고 되돌아왔다.

    일면 스님은 “오늘 뽑아야 한다. 이사장이 우리를 농락한다”고 했고, 김선근 이사는 “학교 어른을 모셔서 그분 지휘 하에 학교가 정상적으로 돌아가는 게 시급하다. 오늘 이사장을 뽑아야 정상화된다. 임시의장 뽑아서 이사장 선출하는 게 순서다”고 거듭 주장했다.

    논란이 계속되자 최대식 감사는 “이사님들께서 학교를 이끌면서 여러 생각이 있으실 것이다. 이사장 관련 법률적 다툼의 소지를 성타 스님이 말씀하신 부분도 이해된다”며 “이사장 스님이 그동안 해 온 공로가 크고 종단 원로의원 아니시냐. 해임을 마지막 모습으로 하는 것은 아닌 것 같다”고 했다.

    최 감사는 “한 발 물러서 생각하면 10일정도 이내에 이사회를 다시 할 텐데, 그때 훌륭한 이사장 선출해 학교발전에 나서면 좋겠다. 며칠 차이로 새로운 이사장 체제가 출발하게 되는 데 굳이 불란의 불씨를 만들 필요는 없지 않겠냐”고 제안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최 감사도 결국 고개를 흔들며 자리를 떠났다.

    일면 스님은 “이사장을 뽑아야 하는데 이사장이 역할을 하지 않는다. 입학식과 졸업식 등 학사일정 말하는 데 오늘 이사장 뽑아도 정련 스님이 12일까지 업무 할 수 있다”며 “계속 이런 식으로 속아왔다. 우리가 시간이 많냐. 저도 오려면 시간을 쪼개서 온다. 저렇게 나가면 우리는 뭐냐”며 이사장 선출 강행을 요구했다.

    감사 제정 스님은 “이사회에서 주어는 사람이 아니라 학교가 되어야 한다. 임기 다 됐는데 이사장 해임안이 올라왔는데 누가 기분이 좋겠나. 원로의원 스님인데 이사장 해임안을 올리면 되겠나. 일면 스님도 종단 호계원장이신데 만약 이런 상황에 닥치면 어떻게 하시겠냐”고도 했다.

    김선근 이사가 다시 나섰다. 정련 스님 폐회 선언 후에도 김선근 이사는 계속 ‘동의’라는 말을 쓰면서 이사장 선출을 요구했다.

    김 이사는 “정관에 보면 2개월 전에 이사장 선출하도록 되어 있다. 학사일정만이 아니라 임시의장 뽑아 이사장 선출해야 학교 기강이 선다. 다만 이사장 해임 건은 폐기하길 동의한다”고 했다.

    명신 스님은 “언론에 종단과 불교가 휘말리면 안 된다. 이사장을 빨리 뽑아야 한다”고 했다.  이어 “이사들이 그동안 너무 무시당했다. 이런 일이 없을려면 바로 총장 선출했어야 한다”며 “그랬어야 학교나 재단, 종단과 불교가 언론에 휘말리지 않았을 것이다”고 주장했다.

    정련, 영담, 미산 스님, 김희옥 총장 등이 떠난 이사회 회의장에서는 남아 있던 이사들이 서로 임시의장을 맡으라고 떠미는 모습도 이어졌다. 일면 스님은 최고 연장자인 안채란 이사가 임시의장을 맡아야 한다고 했고, 안채란 이사는 동문회장 출신인 이연택 이사에게 떠넘겼다. 다시 성타 스님이 맡아야 한다는 의견과 일면 스님이 맡아 이사회를 속개하자는 의견이 분분했다.

    1시간이 넘도록 임시의장을 누구로 할지 설왕설래하던 이사들 사이에 이날 이사장 선출 건과 해임 건을 다루지 말자는 분위기도 잠시 나타났다. 

    일면 스님은“ 이사장 선임 건을 다뤄야 하는 데 이사장 스님이 폐회하고 갔다. 이사장은 임기만료 한 달 내지 두 달 전에 해야 한다”면서도 “이사장 스님을 모셔서 후일 도모하는 게 좋겠다”며 거듭 이사장 선출을 요구했다.

    일부 이사들은 계속 자리를 떠났다가 돌아오기를 반복했다. 회의장에 있던 이사들은 저녁 8시 30분께 임시의장을 뽑아 이사회를 계속하는 것이 어렵다고 보고, 이사장 선출을 추후 이사회에서 하기로 의견을 모으고 일부 이사들이 자리에서 일어나 회의장을 빠져 나오기도 했다.

    김선근 이사는 이사장을 임기 2개월 이내에 선출해야 한다는 조항이 없다는 교직원의 설명에 발끈했다.

    김선근 이사는 “내가 법인 처장 출신이야. 내가 입 열면 큰일 나. 우습게 보고 있어. 적법절차인 정관대로 하면 학교가 산다. 기강을 세워야야 한다. 오늘 끝내자.”며 임시의장 선출 분위기를 다시 부추겼다.

    저녁 9시가 가까워 오자, 일면 스님은 “오늘은 안 되나, 다음 회기에 하시죠”라고 했다. 일부 이사들이 “어서 안채란 이사 모셔와 보살님 어디가신거야”라며 안채란 이사를 찾았다. 그 사이 성타 스님이 회의장으로 들어오면서 임시의장을 뽑아 회의를 진행하기로 했다.

    저녁 9시가 넘어서야 이사들은 임시의장을 성타 스님에게 맡겼다. 자리를 떠났던 성타 스님이 돌아오면서 임시의장을 뽑고 이사장에 일면 스님을 선출했다. 임시의장 선출에서 이사장 선출까지 채 10분도 걸리지 않았다.

      
    ▲ 이사회 폐회 후 차기 이사장에 선출된 일면 스님이 인사하고 있다.ⓒ2014 불교닷컴


    성타 스님은 “학교가 정상적으로 발전해야 하는데 인사문제로 안정되지 않고 많은 불필요한 불신이 생겼다. 이사회 소집안건을 통보한대로 이사장 후임 선출하고 폐회하면 좋겠다”고 했다.  

    일면 스님은 “이사장 선임 건에 와서 폐회하고 갔다. 이사장 한달내지 두 달전에 해야 하는데, 이사장 모셔서 후일 도모하는 게 좋겠다”고 거들며 성타 스님이 임시의장을 맡아 달라고 요청했고, 이사들이 동의했다.

    성타 스님은 “임시의장을 맡아 이사장 선임 건 다뤄달라는 건데 학교운영에 무거운 책임 느끼고 있다”며 이사장 선임 건을 상정했다.

    명신 스님은 “앞 시간에서 두 안건을 처리 못하고 폐회했다”며 “법인 이사장 해임 건은 유보하고 선출 건만 다뤘으면 한다”고 제안했다.

    성타 스님은 “임기가 3월 12일이다 얼마 안 남았다. 오늘 선출한 이사장은 현 이사장 임기가 만료되면 수행할 분을 모시는 거다. 선출방법과 후보까지 말해 달라”고 했다.

    명신 스님은 “학교운영 경험이 있고 행정 능력을 가진 스님이 많지 않다. 마침 일면 스님이 학교를 운영도 하고 있다. 일면 스님을 차기 이사장으로 추천한다”고 했다.

    김선근 이사가 명신 스님의 추천에 재청했고 안채란 이사가 삼청했다. 성타 스님이 “모두 동의하느냐”고 했고, 다시 명신 스님은 “박수로, 만장일치로 모시자”고 했다. 남아있던 이사들은 박수로 동조했다.

    일면 스님은 이사장에 선출되자 “부담을 안고 잘 챙기라고 소임을 맡긴 것 같다. 어떤 말도 준비가 안 됐다”면서도 “차츰 차츰 전 이사장인 스님의 모든 것을 본받고 잘못된 것을 시정하겠다. 이사들의 뜻과 학교 교직원을 존중해 열심히 심부름하겠다. 학교운영에는 종단의 많은 협조가 있어야 한다. 많은 분들을 부처님 섬기듯 열심히 하겠다”고 세세한 소감을 밝혔다.

    명신 스님은 “회차를 결정 하지 않았는데...폐회는 누가해야 하느냐”고 물었고, 일면 스님은 “289차 이사회에 13개 안건이 올라왔다. 정련 이사장 스님이 11가지 안건을 잘 처리하셨고, 당신과 관련있는 안건에서 폐회한다고 하시고 나가셨다”며 “늦도록 고생한 이사 감사 교직원 기자 여러분 감사하다. 인사는 마쳤다. 폐회는 임시의장이 하는 것이 맞는 것 같다”고 했다.

    성타 스님은 “일면 스님을 이사장에 모신 것을 뜻 깊게 생각한다. 많이 염려해 주신 데 감사하다. 이사회를 폐회한다”고 했다.

    이날 이사회는 오후 3시 시작돼 정련 스님이 저녁 7시가 채 되지 않아 폐회를 선언했다. 이어 임시의장을 뽑아 일면 스님을 차기 이사장으로 선출하는 데 2시간 정도가 걸렸다. 이날 이사장 선출을 주도한 이사들은 보광 스님 논문 표절 조사결과를 믿지 못하겠다며 보광 스님 관련 징계안을 처리를 거부해 정련 스님이 양보하면서 안건은 차기 이사회로 이월됐다.

    법적 논란과 세간의 질타에도 불구하고 새 이사장으로 일면 스님을 선출한 일부 이사들은 차기 회의를 열어 보광 스님을 새 총장으로 선임하는 일에 공을 들일 것으로 보인다.

    [다음은 이사장 선출관련 학교법인 동국대학교 정관]


    제26조(이사장의 선출방법과 그 임기등) ① 이사장은 이사회에서 이사들의 호선으로 선출한다.<개정 ’11.3.15>

    제28조(이사장 직무대행자 지정) ① 이사장이 사고가 있을 때에는 이사장이 지명하는 이사가 이사장의 직무를 대행한다.

    ② 이사장이 궐위되었을 때에는 이사회에서 지명하는 이사가 이사장의 직무를 대행한다.

    ③ 제2항의 규정에 의하여 이사장 직무대행자로 지명된 이사는 지체없이 이사장 선출의 절차를 밟아야 한다.<개정 04.9.8>

    제35조(이사회 소집의 특례) ① 이사장은 다음 각 호의 1에 해당하는 소집요구가 있을 때에는 그 소집요구일로부터 20일 이내에 이사회가 개최될 수 있도록 7일 이내에 회의소집 통지를 하여야 한다.

    1. 재적이사 반수이상이 회의의 목적을 제시하여 소집을 요구한 때

    2. 제29조 제4호의 규정에 의하여 감사가 소집을 요구한 때

    ② 이사회 소집권자가 궐위되거나 또는 이를 기피함으로써 7일 이상 이사회 소집이 불가능할 때에는 재적이사 과반수의 찬동으로 이사회를 소집할 수 있다. 다만, 소집권자가 이사회의 소집을 기피한 경우에는 관할청의 승인을 얻어야 한다.<개정 ‘06.12.29>


    [불교중심 불교닷컴. 기사제보 mytrea70@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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